유기농법을 이용하고도 고품질의 다수확에 성공한 한 농부의 사례와 농사법을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시골 5일장이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2일과 7일마다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저의 경우는 이제 몇 가지 품목을 살 때 이외에는 잘 가게 되질 않네요.
마트보다 상품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묶음 판매의 모양이나 위생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실 할머니들이 팔고 계신 농산물을 믿지 못해서입니다.
전에는 할머니들이 바리바리 보따리에 이고지고 먼 길을 버스 타고 오셔서 조금씩 장바닥에 펼쳐놓고 파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앉아계신 할머니 뒷편으로는 이 지역과는 동떨어진 각지에서 생산된 박스에 담긴 농산물을 보고만 것이죠.
요즈음은 바로 뒤에 두시지도 않아요.
트럭이 주차장에 있고, 물건이 떨어질 때쯤, 아저씨가 바로 공수해 오시더군요.
물론 아직도 직접 농사지어서 오신 분들도 계실테지만 제가 구분할 순 없잖아요.
또 상품이 신선해보이도록 계속 붐무기로 물을 뿌리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되고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신선한 농산물을 사 먹겠다고 북적이는 주차장을 이리저리 헤매고 어렵사리 주차한 뒤에 백화점이나 마트에 들어가지 못한 B급 농산물을 사 먹고 싶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근처의 농협 로컬푸드 또는 지역 로컬푸드 마트형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는 지역의 농부가 생산한 제품을 자신들이 가격을 정해두고 같은 품목끼리 정리되어 있어서
조금 더 신뢰하고 비교해 가면서 이용하기 쉽게 되어 있더군요.
한번 사 먹고 맛있었던 제품은 그 농부의 이름이나 농가상호를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번에 갔을 때는 그 농부의 농산물을 집어오게 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농부도 이러한 저의 심리를 간파한 귀농 6년 차 농부입니다.
이분은 귀농하기 전 농사 관련 자격증 중에서 유기농업기능사, 식품가공기능사,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미리 취득하고, 3년의 무농약 농사를 지은 뒤, 유기농 인증을 받으신 분입니다
제천의 웃으며 농사짓는 농부인 우달영 귀농인이신데, 우 씨 농부라는 애칭도 있어요.
약 3000평의 농지에 고추, 가지, 쪽파, 땅콩, 옥수수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모두 유기농법을 이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어서 3000평에 15만 원 정도만 천연농약, 천연비료를 구입할 정도로 제대로 농사짓고 계시는 분이지요.
이 농부는 농업소득이 전체소득의 약 60%이고 컨설팅, 강의 등 농업 외 소득이 40%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농업소득 중에서 로컬푸드에서 약 70%, 직거래 판매로 약 25~30%, 그 외 공판장 등이 약 5% 를 이루고 있습니다.
귀농인들이 꿈꾸는 황금비율이라고 할만한 이상적인 농사를 짓고 있어요.
유기농법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나중에는 고소득을 얻을 수 있고 농사도 덜 힘들게 지을 수 있다니 관심이 가네요.
농약이나 비료살포가 없으니, 비용절감도 되고, 신뢰도 얻게 되는 건 당연한 거겠죠.
또 제초매트 또는 부직포를 밭전체 한번 깔아 두면 잡초관리도 쉽고 5~6년간 수명이므로 경비도 많이 절감된다고 합니다.
이분은 농사는 "타이밍"과 "물관리"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데,
출하 시기를 적절하게 맞추는 타이밍이 중요하고, 관수시설을 통해 물관리해야만 농사를 안정적으로 지을 수 있다고 하니,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두둑을 높게 쌓아 그 안에 점적관수 시설을 2줄로 설치하고 두둑을 제초매트로 깔아 두고 고춧대를 가장자리에만 설치해서 매번 꽂았다고 뽑는 수고를 없앴다고 합니다.
또 작물선택도 아주 중요한데, 이분은 고소득이면서 쉬운 작물로 땅콩을 추천하네요.
그리고 쪽파, 미니수박, 초당옥수수를 시기를 봐가며, 2 모작하기도 합니다.
특히 쪽파는 여름과 가을에 두 번 심고 가을 출하 때에는 10월 중순에서 하순경에 맞춰서 전량 판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값을 받는다고 합니다.(약 12,000원~15,000원/평당)
그리고 냉장가능기간이 최장 4일이며, 2일 이내로 냉장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팔릴 물량을 잘 예측해서 로컬푸드 마켓에 출하해야 하고 만일 팔리지 않으면 회수해 와서 다음 해 농사의 씨를 생산할 용도로 다시 두둑에 심어둡니다.
그리고 미니수박은 1통에 약 7,000원 정도 받을 수 있고, 시설재배 시 평당 약 30,000원 정도 생산합니다.
들깨는 1말(5kg)을 판매하면 2020년 기준 40,000원에서 50,000원을 받을 수 있었고 22년 올해의 경우는 80,000원에 거래되었습니다.
5kg을 들기름으로 만든다면 약 5.5병의 들기름이 생산되는데, 유기농 국산들기름 1병 가격은 약 25,000원(2022년 기준) 이므로 판매금은 137,500원이 되네요.
병과 포장지 가격이 약 1,000원 정도 들고, 방앗간 공임비를 감안하더라도, 가공을 거치면 수익이 확 오릅니다.
배추의 경우는 평당 약 30,000원 정도의 수익이 나는데, 일찍 심어서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노지에서 졸대를 이용해서 작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면 일찍 심어서 남들 물량이 나오기 전에 출하해서 비싼 가격을 받는 방법입니다.
3000평을 농사짓고 있어도 직접 농산물을 가공하지는 않는다고 해요.
농산물을 그냥 파는 것보다 2차 가공해서 팔아야 수확이 훨씬 더 좋다는 건 누구나 알 텐데요,
농작물의 양에 비해 가공기계의 비용이 크다면 본인이 직접 가공하는 것보다 제조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내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할 수 없고, 위탁한 업체의 브랜드로 제품이 만들어지지만 수익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으니 그 경우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본인의 제품을 출하할 때에는 농협 공판장을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을 로컬푸드에서 판매합니다.
수수료는 농협공판장이 약 6.7 ~ 7%(지역마다 다름), 로컬푸드는 약 7.5% ~ 10% 전후로 공판장이 더 싸지만, 공판장은 하차비를 박스당 300원에서 500원 정도 내야 하고, 박스비도 1200원에서 1500원 정도 들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인 귀농인들이 경우에는 공판장보다는 로컬푸드가 훨씬 이득입니다.
로컬푸드에 농산물을 내놓을 때에는 소비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포장 중량을 줄여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젊은 주부들의 이용률이 높은 로컬푸드의 경우, 많이 포장해서 가격을 조금 더 받기보다는 적게 포장하고 가격을 매기는 것이 더 이득인 것이죠.
친환경유기농 가는 전국 농가 중에서 약 4%에 지나지 않아서 경쟁력이 매우 큽니다.
우리가 자주 보는 GAP 표시 농산물은 그냥 관행농 중에서 관리를 좀 잘하면 얻을 수 있는 일반 농산물로 생각하면 되고,
무농약 인증의 경우는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화학비료는 1/3 정도로 적게 줘도 무농약 농산물로 인정이 되는 것에 비해,
유기농 인증을 받으려면 무농약인증받은 농사를 3년간 하고 나서 농약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인증을 받아야 얻을 수 있어서 가장 최상의 등급이죠.
실제 유기농법으로 기른 작물을 맞본 소비자는 다시 그 농부의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맛에서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을 생각한다면 추후 관리도 쉽고 경쟁력도 높은 유기농법으로 방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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